스카이닥터 시샵   입니다. 

스카이닥터에 오른 글 중  공유할만한 글을  옮깁니다. 

 2009 년   필명 [메딕스] 선생님 쓰신 글 입니다.



국시치고 붙은지 1달이 되었어요. 이제 나도 의사예요. 보면 잠만 오는 헤리슨 아저씨랑 사비스톤 아저씨랑은 영영 안녕 
  
일꺼 같아요.. 이제 돈 벌일만 남았어요. 나도 의사되었으니 월급받아서 다음달에는 외제차 사야지라는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해요. 
  
인턴 스케줄이 나왔어요. 3월달에 젠장...응급실이예요. 2월 마지막 중에 인수인계 받으러 가요. 다행히 학교다닐때 아는 
  
선배예요.. 열라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줘요.. 고마워요.그런데 하나도 모르겠어요...그래도 괜찮아요. 난 대한민국 
  
의사국가고시를 당당하게 패스한 의사니깐요.. DOA만 아니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2월 28일 저녁 6시가 되요. 
  
인수인계 해주는 선배는 "자 이제 고생해라"하고 의미있는 미소를 짓고는 올라가 버려요.. 그래요.. 이형은 이제 나에게 
  
닥칠 지옥같은 일을 알고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자 이제 고생해라"가 아니라 "자 이제 X 되 봐라" 였던거 같아요. 
  
6시 땡 치자마자 환자가 와요. 간호사들이 환자 왔다고 얘기해요. 청진기 들고 당당하게 환자에게 걸어가요. 나는 대한민 
  
국 의사국가고시를 당당하게 패스한 의사니깐요. 아기예요... 어디가 아파서 왔나고 친절하게 물어봐요.. 보호자 아줌마 
  
나를 아래 위로 훑어 봐요.. 의사의 포스가 느껴지나봐요. 흐믓해요.. 보호자가 말해요."인턴인가 보네.. 여기 전문의 없어 
  
요?" 라고 얘기해요.. 졸.. 당황스러워요.. 짜증이 확 밀려와요... 나도 의사라고 말해요.. 보호자 얘기해요.. 인턴도 의사예 
  
요? 졸 짜증나요.. 알았다고 하고 그냥 돌아가요.. 나는 대한민국 의사국가고시를 당당하게 패스한 의사니깐 나를 인정하 
  
지 않는 환자는 안 볼꺼예요.. 응급실 레지던트가 왜 환자 안봐? 라고 물어요. 저 아줌마가 전문의에게 보고 싶데요.라고 
  
당당하게 말해요.. 더벅머리에 학교 다닐때 말 더듬고 찌찔해서 선배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던.. 간혹 학교 앞에 술먹고 
  
쓰러져 동기들에게 질질 끌려 다녔던 응급실 레지던트가 나를 아래 위로 훓어 보더니 한마디 해요.. 죽을래... 너 미쳤냐? 
  
개념은 집에 놔두고 왔냐..... 졸 어이 없어요.. 같은 대한민국 의사국가고시를 당당하게 패스한 의사끼리 너무 한것 같아 
  
요.. 그러나 너무하십니다..라고 얘기 못하겠어요.. 그냥 괜히 미안해져요... 낵 잘못한것같아요.. 다시가서 그 환자 보호자 
  
에게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물어요.. 열이 나서 왔데요.. 몇 돈지 물어요. 37.2 도 래요...18... 순간 욕 할뻔했어요.. 
  
응급실에 열이 나서 큰병이 아닐지 부모가 애타게 걱정해서 저녁 먹자 마자 엄마 품에 안겨온 큰 병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아이는 아까부터 온 응급실을 뛰어 다녀요.. 제가 어디 아픈애면 나는 HCC child C로 객혈로 CPR룸에 누워 
  
있어야 겠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친절하게 진찰할려고 애를 잡아요.. 왜요 나는 대한민국 의사국가고시를 당당하게 패스 
  
한 다음 달에 친절한 의사상을 받을 인턴이니깐요.. 청진을 해요.. 휙휙 소리만 나요.. 책에서 보았던 랄. 크라클, 위징은 
  
먼지도 모르겠어요.. 국가고시문제에는 어떤소리가 나는지 설명해 주는데 내 청진기는 말을 못해요... 괜찮은거 같다고 
  
생각을 해요.. 입을 봐요..자 이제 아~~ 입벌려보자..라고 열이 나서 큰병이 아닐지 부모가 애타게 걱정해서 저녁 먹자 마 
  
자 엄마 품에 안겨온 큰 병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에게 말해요.. 설압자로 살짝 혀를 눌러봐요... 
  
우웨 하더니 대한민국 의사국가고시를 당당하게 패스하고 이제 막 입은 각이 잡힌 내 가운에 토를 해요.. 또 욕이 나올뻔 
  
했어요... 그래도 웃으면서 참아요.. 보호자가 미안하다고 하면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할려고 해요... 
  
그런데.. 갑자기 내 목이 뒤로 젖혀져 있어요... 내 앞에는 열이 나서 큰병이 아닐지 부모가 애타게 걱정해서 저녁 먹자 마 
  
자 엄마 품에 안겨온 큰 병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 대신에 나보다 열배는 커 보일꺼 같은 그리고 힘도 굉장히 쎄 
  
보일것 같은 어떤 남자가 내 멱살을 쥐고 있어요... 그 아이 아빠예요... 어디 의사도 아닌 인턴 나부랭이가 내애가 마루타 
  
인지 알아.. 원장 어디 갔어. 아픈애 데리고 머하는거야...라고 해요... 무서워요... 이 사람에게 한대 맞으면 바로 SDH, 
  
SAH로 COMA 상태가 될것 같아요.. 원무과 직원이랑 간호사랑 와서 말려줘요...음... 그래 내편들이 많지.. 졸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해요.. 응급실 레지던트 선배가 포스를 풍기면서 와요. 사과하래요... 사과받을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아니예요.. 나보고 보호자에게 사과하래요... 어이가 없어요.. 나는 대한민국의사국가고시를 당당하게 패스한 의사인데.. 
  
머리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본능적으로 사과해요..... 
  
그뒤로 나는 대한민국 의사국가고시를 당당하게 패스하고 장례가 촉망되며 다음달에 엄청난 월급으로 BMW 5나 LEXUS 
  
를 살려고 하는 다음날 친절 의사에 뽑힐 사람에서 소아애기 하나 진찰 못하면서 응급실 근무하는 사고만 치는 
  
말리그가 되요... 
  
  
-- 요즘 케이블에서 하는 남녀탐구생활인가 하는거 패러디 해봤습니다. 요즘 시간이 많아서 할일도 없고.. 필력이나 기를꼄.... 한번 적어 봤습니다. 반응보고 쭉 올려 볼까하네요... 인턴, 인턴 중간,,, 레지던트,,,생활 등등요.. 
  
그럼 제글에 썩소라도 짓기를 바라면서 2탄 올리져...^^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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