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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센과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전공과목 / 수련병원
작성자
내과의
작성일
2011-09-23 18:33
조회
2847

오랜만에 일과를 마치고 이곳에 와보니 오늘도 여러 후배들의 진로 고민이 많군요...


리플들은 조금 달고 보다보니 글을 하나 쓰고 싶어집니다.


 


저는 순환기 내과 분과입니다.


저도 학생 시절 많은 다른 학생들이 그렇듯이 '의사 다운' 과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턴 마치고도 진로는 GS, IM, ED 이중에 하나 하고 싶었습니다.


 


어쩌다보니 내과를 결국 선택하게 되었고 시간은 참 잘도 흘러 결혼, 아이, 군복무...


어느덧 적지 않은 나이의 별로 가진거 없는 평범한 내과의사입니다.


분과도 결국 멍청하게(?) 순환기를 하게되었구요...-_-;


 


몇년전부터는 인생에 대해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냥 평범하고 평화롭고 가능하면 풍족하게 편하게 살고 싶다....


나이가 든거고 세상에 많이 물든 거겠죠.


정말 우리나라에선 의사 점점 힘들어지고 프라이드도 없어지고 일하는거에 대해 보상을 못받는다고


생각하니 사기도 떨어지고 그러면서 욕은 의사가 듣고...


그래서 지금 다시하라면 편하고 나와서 바로 스페셜 인정받을 수 있는(펠로같은거 없이) 과를


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여기 보니 빡센과에 대해 어떨까요? 하고 묻는 후배들이 좀 있습니다.


(제 생각에 빡센과란 흉부외과, 외과, 내과중엔 혈액종양내과 같이 수련이나 환자보는게 힘들고 리스크도 높지만 막상 나오면 갈 곳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페이도 그리 많지 않은 과를 말합니다. 그런면에서 OS나 NS는 아직은 해당되지 않을듯 합니다. 총액되고나면 뭐 다 마찬가지가 될까요?)


 


저 나름대로 거기에 답을 하자면


1. 나는 교수만을 바라보고 달려갈것이다. 다른 길은 생각조차 해본 적 없다.


2. 나는 경제적으로 여유롭다.


3.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2번에 해당하면 거의 영향 없음)


4. 나는 학업성적이 좋았다. 1. 과 겹치지만 논문쓰는데에 소질이 있다.


5. 나는 군대 면제이다.


6. 나는 서울대, 연대 출신이다.(이부분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으나 비난은 마세요. 개인적 생각입니다. 저 서잡?입니다.)


한마디로 인문계로 나아갈 소양과 능력이 되느냐인데...


이부분에 만족하는게 많다면 빡센과를 하셔도 좋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면 뭘해도 상관없습니다.


 


반면에


1. 나는 집이 조금이라도 어렵다. 부양가족이 있다.


2. 논문쓰는거에 알레르기가 있다.


3. 나는 의사는 '의사다운'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구체적으로 무슨과를 하고 싶은지 확고한 생각은 없다.


그냥 브로드하게 환자를 잘 볼 수 있는과 하고 싶다.


--gt; 이부분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저는 개인적으로 넣고 싶습니다. 왜냐면 이런 사람들 대부분 저처럼 나이먹으면


서 흔들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4. 나는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다.(삼수이상이다)


이상에 해당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말리고 싶습니다.


특히 1은 absolute contraindication 입니다.


 


앞으로 의료환경이 어떻게 변하게될지 참 걱정이 많습니다.


저도 물론 제 앞가림도 잘 못하고 있는데 이런 글을 남기는건... 많은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입니다.


그래도 물론 불나방(?) 같이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겠지만서도요...


 


끝으로


이런 힘든과 하고 나와서 최소한 보상이라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나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경제적 보상이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당직하면 오프라도 확실히 챙겨 받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다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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